시이나 링고의 노래에 드러난 정체성, 심리학적 해석

2025. 1. 2. 17:50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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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링고의 가사는 표면적으로는 음악적 표현의 산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 심리의 다층적 구조가 정교하게 얽혀 있다. 그녀의 작품은 마치 거울처럼 창작자의 내면적 혼돈과 이를 반영한 사회적 투영체를 동시에 비춘다. 여기서 우리는 그녀의 심리에 대한 복잡다단한 해석을 시도해야만 한다.

링고의 가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테마는 인간의 욕망, 그 욕망이 직면하는 사회적 억압, 그리고 그 억압을 넘어서려는 갈망이다. 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데,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을 원초적 본능(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나누어 설명한다. 욕망을 지배하는 초자아와 이를 억제하려는 사회적 규범은 원초적 본능의 충동과 갈등을 만들어내며, 이 갈등이 예술 작품 속에서 자주 표현된다.

예를 들어, 시이나 링고의 本能(본능)에서 볼 수 있듯이, 욕망을 억제하지 않고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시도는 잠재적 신경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가사 속에서 "I just want to be with you tonight (난 오늘 밤 너와 함께 있고 싶을 뿐이야)"이 가사는 단순한 애정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자아와 초자아가 충돌하는 지점을 암시한다.  '함께 있고 싶다'는 욕구는 초자아가 억누르는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는 순간을 뜻하며, 그 순간의 강렬한 감정은 "I know that you want to be my babe (네가 내 연인이 되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어)"라는 또 다른 표현에서 서로의 욕망이 일치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프로이트는 이런 심리적 갈등이 예술을 통해 외부로 표출될 수 있다고 보았다. 링고의 가사에서는 "約束は 要らないわ (약속은 필요없어)"와 같은 문구를 통해, 사회적 억제의 일환으로 존재하는 '약속'이라는 제약을 거부하고, 욕망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도록 요구한다. 이는 초자아의 억제에서 벗어나, 원초적 본능이 자유롭게 표출되기를 갈망하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果たされないことなど 大嫌いなの (이뤄지지 않는 것 따위 질색인걸)"이라는 가사는 이 욕망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며, 욕망의 해소를 위한 강렬한 충동이 느껴진다.

가사 속 "ずっと繋がれて 居たいわ (쭉 이어져 있고 싶어)"와 같은 표현은 욕망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그 상태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본능적 충동을 드러낸다. 이 구절은 원초적 본능의 자유로운 흐름과 억압을 넘어서려는 갈망을 더욱 강조한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원초적 본능이 사회와의 충돌을 통해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며, 이는 종종 신경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갈등이 해결되었을 때 그 과정에서 예술적, 창조적 에너지가 발현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本能(본능)의 가사는 단순히 사랑의 고백이 아니라, 욕망이 억제된 사회에서 어떻게 억압을 넘어서려는 개인의 심리적, 감정적 투쟁을 나타내는 예술적 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링고는 이 과정을 통해,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 어떻게 표출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예술적 표현으로 변모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링고의 음악적 정체성은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이며, 이는 곧 인간 정체성의 불안정성과 일치한다. 그녀의 가사는 종종 인격의 분열, 또는 내면적 자아와 외부적 자아의 충돌을 반영하며,   라캉의 '거울 단계' 이론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거울 단계'는 인간이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분열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링고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자기 정체성의 불확실성이나 갈등은 이를 반영하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罪と罰(죄와 벌)〉 의 가사에서는 "不穏な悲鳴を愛さないで" (불온한 비명을 사랑하지 말아 줘)와 같이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의 표현이 계속 등장합니다. 이는 내면의 갈등이나 죄책감, 도덕적 갈등을 통해 자아를 재구성하려는 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未来等 見ないで 確信出来る現在だけ重ねて" (미래를 보지 말고 확신할 수 있는 현재만을 거듭해 줘)라는 가사는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현재의 확실성을 중시하는 태도를 나타내며, 이는 자아의 혼란을 줄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노래는 자기 정체성과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갈등을 고백하고, 그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링고의 가사는 그녀의 음악적 정체성처럼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며, 이 과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이나 링고의 곡 "ここでキスして (여기서 키스해줘)"는 고독, 소외, 그리고 애절한 소망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이 곡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고독과 단절의 테마는 하이데거의 실존적 고독 개념과 맞닿아 있으며, 인간 존재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고독을 경험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이 곡의 가사에서는 존재론적 고독과 함께 그것을 극복하려는 절박한 의지가 표현됩니다.

가사에서 보이는 강렬한 소망은 단순히 사랑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고독한 존재로서의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사 중 "行かないでね (가지 말아줘)"와 "今すぐに此処でキスして (지금 당장 여기서 키스해줘)"는 화자가 상대방에게 애절하게 의존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냅니다. 이는 자신이 고립된 상태에서 벗어나고, 상대와의 연결을 통해 고독을 극복하고자 하는 갈망을 나타냅니다.

또한, "現代のシド・ヴィシャスに手錠かけられるのは只あたしだけ (현대의 시드 비셔스에게 수갑이 채워지는 건 오직 나뿐)" 이 표현은 사회적 반항과 자유를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이와 같은 가사는 자아의 억제된 감정을 상징하는데,

시드 비셔스라는 저항적이고 반항적인 인물과의 연결을 통해 화자는 자신의 억압된 감정을 표현하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이 곡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연애적 고백이 아니라, 고독과 소외의 존재론적 상태를 초월하고자 하는 필사적 몸부림이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이나 링고가 음악과 언어를 통해 고독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를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시이나 링고의 "歌舞伎町の女王 (가부키초의 여왕)"는 쾌락과 파괴, 생명과 죽음 본능의 충돌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이 곡에서 시이나 링고는 프로이트의 쾌락 원리(Eros)와 죽음 본능(Thanatos)을 결합하여 복잡한 심리를 그려냅니다. 가사에서는 화려하고 매혹적인 환락가의 이미지와 그 이면에 숨겨진 파괴적이고 자멸적인 본능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인간 존재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를 예술로 표현하는 것은 창작자의 방식 중 하나이다.

곡의 가사에서 화자는 환락가의 중심인 가부키초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 여왕의 위치가 단순히 권력의 상징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심리적 복잡성을 보입니다. "女王と云ゆう肩書きを誇らしげに掲げる (여왕이라는 칭호를 보란 듯이 내걸어)"와 같은 가사는 외적인 권력을 자랑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 있는 불안과 파괴적인 본능이 숨어 있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消えて行った女を憎めど夏は今 (사라진 여자를 미워해도 여름은 지금)"에서 사라진 과거의 여왕을 미워하면서도, 여전히 그 환경에 묶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고통과 상실을 겪으면서도 그 속에 머물러야 하는 존재론적 딜레마를 나타냅니다.

"消えて行った女を憎めど夏は今"와 같은 가사에서는 고통과 상실의 감정이 드러나지만, 동시에 여전히 환락가에서 살아가며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이는 쾌락과 파괴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同情を欲した時に全てを失うだろう (동정을 바라는 순간 모든 걸 잃고 말겠지)"는 동정에 대한 욕구가 어떻게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고이자 자각을 나타냅니다.

이 곡은 단순한 쾌락의 추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고통과 상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자기 파괴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시이나 링고는 이러한 복잡한 심리적 갈등을 음악과 가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쾌락과 파괴라는 상반된 본능들이 어떻게 융합되는지 보여줍니다.

 

 

시이나 링고의 곡 〈茎(줄기)〉에서 가사는 인간 존재의 무의식적 갈등과 상징적 요소를 탐구하는 방식으로 심리적인 깊이를 드러냅니다. 융의 집단 무의식 이론을 빌려, 그녀는 인류 보편적 상징들을 통해 무의식 속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드러냅니다. 가사 속에서 그녀는 생명과 죽음, 탄생과 소멸의 순환적 관계를 자연적 은유를 통해 탐색하며, 그 속에서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봅니다.

가사 분석:

  1. "此の扉なら破れない" (이 문이라면 찢어지지 않아요) - 이 문은 어떤 장애물도 넘을 수 없는 강한 존재로 상징되며, 심리적인 저항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2. "喩へ蒔いても育つても仙人草" (씨를 뿌리고 길러도 클레마티스) - 이 구절은 인간이 자아를 키우고 형성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연의 순리에 따라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클레마티스"는 무상함을 상징하는 식물로, 여기서는 인생의 덧없음을 나타냅니다.
  3. "如何して? 何故 哀しくなつたの" (왜 슬퍼졌나요?) - 반복되는 질문은 인생에서의 상실감과 존재의 고통을 표현합니다. 시이나 링고는 이 곡을 통해 감정의 혼란과 무력감을 드러내며, 그것이 결국 존재론적인 물음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4. "現実が夢" (현실이 꿈) - 이 부분에서 "현실"과 "꿈"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현실에 대한 회의와 무의식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이는 주체가 자아의 본질을 의심하고, 그 의식의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5. "今日からは生えても芽吹いても仙人草" (오늘부터는 자라거나 싹이 트는 것도 클레마티스) - 삶과 죽음의 순환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삶의 덧없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초월하려는 의지가 드러나는 구절입니다.

융의 집단 무의식과의 연결: 시이나 링고는 이 곡을 통해 무의식적 상징들, 즉, 인간이 본능적으로 공유하는 심리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듣는 이가 자신도 모르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집단 무의식은 이러한 상징적 표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감정과 해석을 이끌어냅니다. "클레마티스"와 같은 자연적 상징은 인간의 내면에 있는 근본적 진리와 삶의 순환적 특성을 반영하며,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 경험을 심리학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시이나 링고의 음악과 가사는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서, 인간 존재와 심리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제시합니다.

 

 

 

이와 같이 시이나 링고의 가사 속에는 인간 심리의 복잡성이 다각도로 응축되어 있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감상하기 위한 음악을 넘어, 심리학적 탐구의 대상이자 예술적 텍스트로서의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제공한다. 독자는 그녀의 가사 속에 내재된 심리적 심연을 탐험하며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또 하나의 거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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